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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타슈켄트 슈퍼마켓

지난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길었다. 날씨가 풀리는 듯하다가 다시 추워져 움츠리기를 반복했다. 옷을 얇게 입고 나가서 감기에 걸렸다. 다른 해 같았다면 남쪽 나라 바닷가에서 일광욕했지만, 4월에 떠날 여행 일정이 잡혀서 참고 긴 겨울을 뉴욕에서 버텼다. 날씨가 풀리기를 기다리며 수영복 두 벌을 장만해 놓고 마음은 이미 바닷가에 가 있다.     팬데믹 기간, 여행하지 못할 때, 나는 브루클린 브라이턴 비치에서 일광욕했다. 아침 9시경 원피스 안에 수영복을 입고 42가에서 Q 트레인을 타고 한 시간가량 앉아 있으면 마지막 정류장인 브라이턴 비치에 도착한다. 나는 깔개만 가져갔다. 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앞에 타슈켄트(Tashkent: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슈퍼마켓이 있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러시아, 조지아 등 중앙아시아 음식과 식료품 그리고 200 여종의 따뜻한 뷔페를 판매한다. 그곳에서 점심 요기할 음식을 사서 비치로 향했다. 물에 들락거리다 배고프면 먹고 누워 한잠 잤다. 3시경, 집에 오는 지하철을 타기 전, 다시 마켓에 들러 장을 봤다. 서너 날은 끼니 걱정 없이 여유롭게 지냈다.     한식치고는 약간 퓨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거의 한식 같다. 당근 김치, 오이지, 만두, 돼지 수육도 있고 온갖 한식 비슷한 것이 많다. 브라이턴 비치에 갈 적마다 골고루 사다가 맛보았지만 실망한 적이 없다. 팬데믹이 끝나고 자유로이 여행할 수 있게 되자 더는 가지 않았다. 이따금 타슈켄트 슈퍼마켓 안에 진열된 수많은 음식을 떠올리며 입맛을 다셨다.     요즈음 조지아 음식이 뜬다더니 타슈켄트 슈퍼마켓이 지난 3월 6일 뉴욕대학 인근 (378 6th Ave. & Waverly Place)에 오픈했다. 브라이턴 비치만큼 뷔페 음식이 많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비집고 골고루 집어 왔다. 팬데믹 기간에 먹은 맛만은 못하지만, 옛 기억을 살리며 그런대로 맛있게 먹었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타슈켄트 슈퍼마켓 타슈켄트 슈퍼마켓 브라이턴 비치 브루클린 브라이턴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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